넷플릭스 증후군. jpg

 

무엇이든 골라보는 시대다. 단순히 TV 채널만 틀어놓고 사는 건 옛날 얘기다. 유튜브에서 내가 구독한 영상을 골라보는 게 일상이 됐다. 그리고 하나 더, 넷플릭스도 챙겨봐야 한다. 대중의 인기를 끄는 영상 콘텐츠 중에는 넷플릭스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언급한 넷플릭스의 장점은 AI(인공지능) 기반으로 한 콘텐츠 추천, 그리고 한 계정을 여러명이 사용할 수 있는 요금 설계 그리고 중간 광고 없이 ‘몰아보기’가 가능한 점 등을 꼽고 있다.이용자 맞춤형 추천을 해주는 넷플릭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결정장애’를 만들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넷플릭스 증후군’에 관한 소개다.

 

이를 자사에 마케팅에 이용한 곳은 ‘왓챠플레이’다. 왓챠플레이는 우리나라의 영화 추천 서비스 플랫폼인데,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에 별점을 남기는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취향을 분석, 선호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왓챠플레이는 이달부터 ‘왓플릭스’를 론칭, 이용자들에게 맞는 넷플릭스 작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아무튼 ‘결정장애’의 의미를 가진 ‘넷플릭스 증후군’.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작품들 중에서 보고 싶은 것을 보려다가 결국 아무것도 다 보지 못하고, 찔끔 찔끔 시청하다 마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선 2년 전부터 이같은 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버드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 피트 데이비스는 “무엇에 몰두하지 못하는 경험은 결국 거기로부터 오는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없게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선택할 것은 너무 많아져버렸다. 한 가지 것에 주의를 기울이기가 어려워졌다. 어쩌면 요즘 세상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선택한 것을 체화시키기까지 진득하게 참으며 버텨내는 ‘집중력’이 아닐까.

 

베스트셀러 ‘훅’으로 습관을 형성하는 제품 만들기 비법을 대중에게 공개한 니르 이얄은 새 책 ‘초집중’에서 딴짓을 줄이고 집중력을 지배하여 원하는 인생을 사는 비결을 가르쳐준다. 그는 충동에 대한 생각을 애써 멈추지 말고 더 나은 대처법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도움이 되는 4단계 과정이 있는데 ‘첫째, 딴짓(원하는 것에서 멀어지게 하는 행동)에 선행하는 불편에 초점을 맞춰 내부 계기를 파악한다. 둘째, 계기를 기록한다. 셋째, 혐오감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고 부정적 감정을 탐색한다. 넷째, 넘이점(이것이 저것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인식한다.’이다. 아무쪼록 디지털 기기와 기기 속 프로그램은 우리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수단으로서 사용됐으면 좋겠다. 넷플릭스 동영상 콘텐츠를 고르느라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우리의 인생은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하는 행동 즉 ‘본짓’만 하기에도 짧다.

 

참고
1) <넷플릭스 증후군.jpg> 더쿠(링크)
2) <초집중>, 니르이얄, 안드로메디안 (교보문고 링크)